디아블로2 국템의 유래와 의미
디아블로2 국템의 유래
[예전에 작성했던 글을 제가 술먹고 삭제했는지,
여튼 증발되어서 다시 작성하였습니다;;]
디아2 게임을 한번이라도 해봤던 유저라면
'국템'이라는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또한 지금도 디아2를 즐기고 있는 유저라면
하나쯤 보유하고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보유하고픈 로망아이템 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디아2게임에서 '국템'이라는 아이템을
빼고서는 디아블로2 게임의 유저 히스토리를 이야기
하기 힘들 만큼 많은 유저들에게 화자 되며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아이템이 바로 '국템' 이다.
그렇다면 이 국템이란 것은 대체 무슨 아이템일까?
이번 글에서는 디아2의 아이템중 하나인 국템의
유래와 의미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국템의 시작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디아2가
발매했던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뉴밀레니엄으로 세기말적 분위기와 테크노풍이
인기를 끌던 2000년 6월, 디아블로2가 발매하였다.
디아2는 출시 하루만에 10만장, 2주만에 100만장
판매 라는 최단시간 내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며
기네스북 등재와 함께 수많은 게임유저들을
빠져들게 하였다.
디아2가 처음 발매 했을 때, 사냥 난이도는 지금의
확장 보다도 체감상 더욱 높았던 것 같다.
특히나 타격 케릭들은 사냥중 아이언메이드 저주에
걸린 상태에서 몹을 공격해 아차하는 순간 죽어
버리기 일수였다. 당시의 디아2는 확장팩이 발매
하기 이전이었기에 현재 유저들이 부르고 있는
디아2오리지널 시절이다.
그러기에 지금의 확장팩처럼 룬워드템이나 제작템도
없었고 유니크템 또한 노멀유니크템들로만 구성
되어 있었기에 모든 사냥과 대전(PK)템의 비중이
레어템에 집중되어 있었다. 허나 괜찮은 상급의
레어템을 사냥이나 임뷰를 통해 득템 하기란 매우
드물었고 최상급의 레어템은 자연스럽게 높은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이러한 최상급 옵션의
레어템들에게는 국보급 아이템을 칭하는 '국템'
이라는 용어가 자연스럽게 붙게 되었고 그 가격
또한 높게 측정되어 유저간에 거래가 되었다.
그런데 때마침 디아2게임의 베틀넷에서 복사가
터지게 되었다.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던 국보급의
레어템들은 복사에 복사를 거듭하게 되었고,
서버에는 엄청나게 많은 국보급 템들이 돌게 되었다.
귀한 아이템이라는 뜻으로 '국보급아이템'으로
칭해졌던 '국템'은 서버 대부분의 유저들이 사용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물량으로 넘쳐나게 되었기에
이제는 '국민아이템' 이라는 뜻의 '국템' 으로
그 성격과 뜻이 변해버리게 된 것이다.
이후 배틀넷 서버 대부분의 유저들이 국템을 사용
하게 되었기에 이제는 국템을 거래하기 쉽도록
국아이템을 정리한 리스트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때 만들어진 것이 바로 국템사전이다.
국템의 이름은 국템사전이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이미 이름들이 정해져있었다. 그것은 아이템을
뽑아냈던 최초의 유저, 또는 그것을 거래를 통해
소유하고 신이 난 유저, 아니면 그것을 대량복사를
통해 보급 시켰던 유저들이 하나씩 붙이고 싶은
이름들을 국템에 붙여주면서 그 이름들이 정해지게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국템의 이름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디아블로2 오리지날이 흥행하던
2000년 하반기 부터 2001년 상반기의
한국의 시대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럼 대표적인 국템 몇가지의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자.
오양검
전지현
차태현
돌석이

[ 오양검 ]
디아2가 나오기 딱 1년전인 1999년 여름.
한국은 오양video로 전국이 떠들석 했는데,
당시 가장 인기있던 미스코리아출신 탤런트
'오양' 관련 뉴스가 온 매스컴을 뒤덮어버린 것이다.
그 다음해인 2000년도에는 학생들이 디아2를
하다가도 인터넷을 통해 손십게 관련영상을 찾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영상은 음지로 널리 유포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국을 떠들석하게 했던 사건의
이름을 딴 오양검 또한 그에 걸맞은 디아2 오리
시절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지존검 중 하나다.

[ 전지현 ]
그 시절 모델겸 배우 전지현의 인기는 대단했다.
이정재와 함께 주인공으로 나왔던 2000년 멜로영화
'시월애' (시월애는 지금봐도 참 잘 만든 영화)
당시 가장 인기 있던 유행어 중 하나는 샴프광고
에서 전지현이 했던 대사 '엘라스틴했어요'
각종 CF에서 화려한 테크노 춤을 선보이며
테크노여전사라는 수식어와 함께
CF계의 퀸의 자리에 오르기도 하였다.
전지현은 지금까지도 롱런하는 최고의 여배우.
이러한 전지현의 이름을 딴 국템 '전지현'은 지금도
많은 유저들에게 인기 있는 장수 국템인걸 보면
누가 전지현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는 몰라도
국템 이름 하난 참 잘 붙여놓은거 같다.

[ 차태현 ]
2001년 2월, 차태현의 1집이 발매하였다. 당시
피시방에서 가장 인기있던 게임이 디아2 였다면,
가장 인기있었던 노래는 피시방에 울려퍼지던 곡
바로 차태현 1집의 대표곡 'I Love You' 였다.
그러니 국템 이름 중 하나로 차태현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게 아니었을까

[ 돌석이 ]
2000년에 한국형 블럭버스터급 영화라는
홍보문구와 함께 영화 '아나키스트' 가 개봉했다.
지금봐도 배우진이 매우 화려했는데, 장동건,정준호,
김상중,이범수까지! 여기서 이범수가 영화상에서
맡았던 인물이 바로 다혈질의 '돌석'이다.
영화상에서의 돌석이는 행동주의자면서 아주
강인한 대사들로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는 그 인상이
크게 남았을 것이다. 아마도 그 영화를 재밌게 본
디아2 유저가 국템의 신발에 '돌석이' 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을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연예인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국템은
심은하라흡링, 양미라라흡링, 한고은듀얼링,
송윤아아뮬, 이정재부츠 등이 있다.
디아2 발매 후 1년뒤인 2001년 6월에 확장팩이
발매하였다. 확장팩은 액트5장과 함께 바알의 등장,
어쎄와 드루라는 케릭이 추가되었고 아이템
부분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변화들이 일어났다.
이전에 디아2오리지날 배틀넷을 즐기던 유저들은
너도나도 기존에 오리에서 키우고있던 케릭들은
확장케릭으로 변환하여 확장 배틀넷으로 넘어오게
되었는데, 물론 기존에 차고 있던 오리지널의
아이템들을 고스란히 착용하고서 말이다.
확장팩에서는 '국템' 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게 된다.
확작팩의 몹들은 오리(기존디아2)에 비해서 높은
난이도를 가지고 있었고, 오리의 국템 무기와
방어구는 새로나온 확장팩 아이템들에 비해 수치와
성능이 너무나도 크게 떨어졌다. 그래서 오리에서
사용하던 국템들 대부분이 그냥 상점행으로
버릴 수 밖에 없는 아이템으로 그 가치가 변해버린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확장아이템에 대한 전체적인 템구조와 구
성을 파악하고 보니 확장에서 사용할만한 국템들이
많이 있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국템의 링과 아뮬,
레지와 스텟이 높게 붙은 국템 벨트와 신발이었다.
그중에서도 국템 링과 신발은 확장에서 더 이상
나올 수 없는 스텟과 레지수치가 구성적으로 붙어
있었기에 디아2확장에서도 그 사용도가 매우 높은
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나 이러한 국템의 구성은 스텟의 절약으로 피를
높이고 각종 레지 셋팅을 중요하게 여겼던 대전(PK)
유저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아이템이 되었다.
2000년 디아2오리지널 시절, 단 하나의 원본
레어아이템을 통해서 복사로 파생 된 국템은 이후
확장으로 넘어와서도 여러번의 복사파동을 통해
양이 엄청나게 늘어나게 되었다.
필자도 그 당시 디아2를 즐기던 친구에게 선물로
받은 국템 창고계정만 수십개가 있었을 정도였다.
물론 지금은 국템을 한개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보유하고픈 생각 또한 크게 들지 않는다.
(당시 원없이 사용해 봤고 또한 질리게 써봤기에)
이렇게 늘어난 복사템은 블리자드측에서도 딱히
좋게 보지 않았을 것이다. 복사법이 퍼질 때마다
블리자드측에서는 그 복사방법을 막고 또한
복사템의 정리를 해왔다. 배틀넷에서 아이템의
고유코드가 겹치게 되면 템이 증발하도록
설정을 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엄청나게 많은 국템
복사템들이 자동으로 정리되어 사라지게 되었다.
이렇게 코드가 겹쳐 사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복사템을 사용하는 대다수의 유저들은 방을 나가기
전에 '세탁' 이라는 절차를 진행하고 방을 빠져
나가게 되었다. (세탁이랑 유저간에 거래창을 열고
복템이 있는 유저가 승락을 누르고 방을 나가는
방법) 실수로 '세탁'을 하지 않고 방을 나가거나
갑작스럽게 방에서 팅겨버릴 경우 국템과 복사템은
거진 사라지게 되었다.
또한 자신의 국템이 사라지지 않는 진품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입증하기 위해서 '비비기' 라는 것을
진행하는 유저들도 많이 생겨났는데, '비비기'란
같은 종류의 국템이나 구템을 가진 유저가 한 방에서
만나 둘 중 하나가 사라지던지 둘다 남는지를
확인해보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비기에서
살아남았다고 그것이 사라지지 않는 안전한
국템이라는 보장 또한 없는 것이다.
국템의 대부분이 사라지고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인지한 유저들은 이러한 코드가 생성 되기 이전의
국템을 대우품목으로 높은 가격에 구매하기 시작
하였는데, 사실 이것을 입증할 만한 증거 또한 없다.
아주 오랫동안 자신이 사용했다는 것 외에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안전함을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데, 그것을 입증할만 보증서로는 유저가
키보드로 몇자 뚜드린 '10년간 사용했던 국템'
'5년간 사라지지 않은' 이라는 것 뿐이었다.
국템이라는 것은 2000~2001년도에 하나의 원본
레어템에서 파생 된 그래픽 복사품이기에
'진품' 이라는 단어 자체가 무의미한 대상이다.
진짜 진품 원본 국템은 본 주인이 케릭에 두었다가
관리를 못해 계정이 삭제 되었거나 어쩌면 확장으로
넘어와서 필요없다고 느끼고는 이미 10년 전에
상점에 팔아버렸을 수도 있는 것인데 말이다.
디아2관련 사이트에서는 지금도 수많은 유저들이
국템을 구매하고 판매한다는 글을 올리고 또한
국템을 구매했는데 사라졌네 ,증발했네, 사기당했네
라는 후기 글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없어지지 않는
국템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유욕은 수백수천개의
국템을 복사해두고 음지에서 이중닉으로 판매하고
있는 유저들의 배만 몇년 째 계속해서 채워주고
있는 꼴인 것이다.
디아2를 즐기는 유저들과 오랜만에 복귀한 유저들
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말은 국템 없어도 디아2를
즐기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래도 꼭 국템을 써야겠다는 유저들에게는
진품이라 우기고 비싸게 팔고 있는 국템을 구매하기
보다는 차라리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복사 국템을 그냥 '소모품'이다 라는 마음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다.
(진품 국템 인줄 알고 비싸게 샀는데 없어졌네,
사기당했네, 믿을 유저없네, 하면서 신세한탄하고
디아2 접는 멘탈약한 유저들을 지금까지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국템'은 '국보급아이템'이라는 의미로
시작해서 '국민보급아이템'으로 전락했다가 다시금
수많은 유저들을 울고 웃게 하는 애증의 '국템'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유저들의 추억 속에 남아있다.
'국템' 은 디아2 서버 문이 닫을 때 까지 계속해서
디아2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아이템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이 글은 여기서 마무리 한다.
끝! 감사합니다.
AIDIN의 디아2(Diablo2)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