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2 PK '관계의미학' 으로 보는 팀피기술 [Diablo2]

디아블로2 PK '관계의미학' 으로 보는 팀피기술 [Diablo2]
미술에서의 '관계의미학'이란 90년대 나타난 미술형태이며 당시 많은 예술가들이 관람자 참여를 통한 새로운 시도의 예술작품들을 선보였었는데, 이것을 이후에 미술비평가이자 큐레이터 니콜라부리오가 자신의 저서 관계의미학 이라는 책을 통해 이론적으로 정리를 하였다.(새로운 사조나 운동은 그 시기에는 정의내리지 못하다가 그시기가 끝날 때 쯤 이론적으로 정의 내릴 수 있으니)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주위사람들과 관계를 지으면서 살아가는 것이고 이런 대인관계 모두를 '관계의 미학' 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냐 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관계의 미학' 이란 일반적으로 진행 되는 상호적인 관계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예전의 미술작품들은 예술가 혼자서 작업을 통해 100프로 완성 된 미술품을 미술관에 걸어두고 그것을 관람자가 바라보는 구조였다면, 관계의미학에서 말하는 관계라는 것은 미술가의 작품이 하나의 완성되지 못한 상태로 미술관 또는 퍼포먼스의 주제로 던져지게 되고 이것을 관람자와 참여하는 순간 100:100 과 같은 관계성을 가지며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 되는 개념미술과도 같다.
이러한 관람자 참여을 통해 완성 되는 미술작품들은 이전의 미술작품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상당히 재미있는 형태의 현대미술을 보여주게 된다. '관계의미학'을 대표하는 미술작가로는 쿠바태생으로 미국에서 활동했던 토레스곤잘레스토레스가 있는며, 이 글의 마지막 부분에 이 작가의 미술작품과 설명을 조금 더 하려고 한다.
여튼 내가 이 글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디아블로2 팀피에서도 이러한 '관계의미학' 이라는 개념을 활용하여 팀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의 미학에 관한 설명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버리면 다소 난해할 수도 있을 거 같아서 앞서 미술사에서의 관계의미학에 대한 개념적 설명을 짧게 하고서 글을 시작하게 되었다.
[팀피에서의 관계의미학]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관계의 미학이란 관람자가 참여를 해야만 비로소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 되는 것을 말한다. 팀피에서의 관계의 미학 또한 나의 기술에 우리팀원의 참여하여 킬을 쟁취하거나 우리팀원의 스킬에 내가 참여하여 하나의 완성 된 작품으로 승화 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1. 해머로 유인하기
예를 한번 들어보자. 우리편 햄딘이 구석에 해머를 몇개 돌려 놓았다. (렉차햄이 아닌 그냥 공해머라고 치자) 우리편 네크가 상대편의 공격 또는 추격을 받다가 그 구석으로 유인하여 미리 깔아 놓은 해머에 상대케릭이 맞고 킬을 당했다. 이러한 경우는 팀피를 많이 하다보면 자주 일어나는 상황이기에 완전하게 관계의 미학을 통해 완성했다고는 볼 수 없을 수 있다. 뭐야 이건 그냥 해머로 유인하거나 얻어걸린거구만 이걸 가지고 무슨 관계의 미학이라고 설명해!? 라고 말 할수도 있겠다. 하지만 만약 우리편 네크 유저가 고햄이 발동 되는 미니맵상의 거리에 대한 개념을 알고 있고 상대의 화면에는 우리편 해머가 보이지 않는다는 상황까지도 생각하면서 그 구석으로 유인했다면? 거기다 상대가 그 해머에 맡을 확률을 올리기 위해 그 고햄의 자리에서 약간의 무빙샷을 쏘면서 시간까지 벌었기에 상대가 고해머에 맞았다면? 그때부터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 해머는 그냥 한판당 수백 수천개 돌려 놓은 공해머에 불과하지만 네크가 상대를 유인해서 대리고 옴으로써 하나의 킬해머로 완성 된 것이다.
2. 활마와 햄딘의 조합
팀에 활아마가 있는 경우 팀원중 한명은 햄딘케릭을 운영해서 아마를 보호하게 된다. 하지만 햄딘으로 아마를 안전하게 지킬려고해도 상대 킬케릭이 기회를 잘 포착하는 노련한 실력자라면 계속해서 타이밍을 노리는 공격자로부터 아마를 지키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아마를 진행하는 유저가 노련한 실력자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초보 아마들이 '나좀 지켜주세요' 라고 하는 반면 실력자 아마들은 멋진 대사를 하나 던진다.
'해머 돌려 놓으면 제가 갈게요' 해머를 보호용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스킬인것 마냥 사용하는 노련한 아마들이 할 수 있는 대사이다. 난 팀피를 하다가 이런 대사를 치는 팀원아마를 만나면 매우 흐믓해 진다. 활아마는 우리편해머의 위치와 상대의 위치의 간격을 이해하면서 활을 쏘다가 상대킬케릭이 자신을 노린다 싶으면 바로 빠져서 우리편이 미리 깔아놓은 해머자리로 이동하여 고해머를 활용하거나 우리편 햄딘이 해머를 돌리는 자리로 이동해서 케릭이 겹치는 포지션을 잡기도 한다. 우리편 햄딘의 실력이 낮더라도 실력자 아마가 미니맵상의 거리와 포지셔닝을 통해 해머를 꽃으로 완성 시켜주는 것이다. 이것은 '관계의 미학'을 통해 완성 되어진 플레이다. 그래서 실력자의 햄딘이 초보 아마를 지켜내기란 힘들지만 반대로 초보햄딘에게 실력자 아마가 붙는 다면 상대적으로 그 팀의 생존확률은 더욱 올라간다. 그래서 팀피를 입문하는 유저들에게 시작 케릭을 아마보다는 햄딘으로 해보라고 권유하는 이유이다. 못하는 유저가 아마를 하면 팀은 이기기 어려운 구조로 계속해서 흘러간다.
(실력자아마 + 초보햄딘 >> 실력자햄딘 + 초보아마 )
3번 네크의 고샷활용
예전에 네크의 고샷에 관해서 작성한 글이 있다. 그 글을 보면 몇가지의 상황과 경우를 통해 스피릿스킬이 고샷과 유도성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스피릿의 고샷과 유도성질을 이해한 유저는 이것을 자기 것으로 활용 가능한데, 여기서 말하는 활용은 스피릿스킬을 쏜 본케릭 네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팀에 속한 유저를 말하는 것이다. 한 때 고샷의 재미에 빠져서 팀피에서 고샷을 자주 활용하던 적이 있었다. 상대가 미니맵상 화면에 보이지 않는 거리를 조절하면서 우리편 이동 동선과 상대편이 들어올만한 동선에 스피릿 고샷라인을 뿌려 놓는 것이었다. 그런데 가끔 이것을 우리편 아마가 잘 활용하는 경우를 본 적 있다. 고샷을 완벽하게 이해하고서 자기 것으로 사용한 것인지 아니면 팀피를 많이 하다보니 상황적으로 느껴지는 감으로 활용하는 것인지는 당시에 아마유저에게 물어보지는 않았기에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으나 여튼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 플레이에 대해서 설명하겠다.
(네크) - 일정거리 - (울편아마) - 일정거리 - (상대편)
미니맵상으로 이렇게 거리를 두고 일을 때, 우리편 아마에게는 같은편 네크가 쏘는 스피릿의 일자라인이 보이지만 그 앞에 있는 적편 상대에게는 미니맵상으로 보이지 않는 거리이기에 고샷으로 적용 된다. 이때 아마는 그 라인을 자신의 머리 쪽으로 두고 이동을 하게 되면 상대케릭이 아마를 잡기 위해 네임 잡고 공격하러 들어왔다가는 고샷의 라인을 타면서 오고 있는 본스피릿에 죽게 된다. 초보아마는 자신의 방향으로고샷을 뿌려 달라고 하지만 실력자아마유저는 같은편 네크가 쏘아 놓은 고샷라인을 자신의 머리쪽으로 두면서 움직임을 가진다. 네크의 고샷이 아무도 맞지 않는 허공을 향해 줄지어 가고 있었더라도 아마가 그 동선을 자신의 머리위치에 맞추고 이동하게 되면서 이것은 아마를 노리러 온 적, 네임을 잡고 오는 상대케릭을 죽일 수 있는 고샷으로 완성 되는 것이다. 별거 아닌거 같지만 계속해서 변화하는 팀포지션에서 이러한 환경들을 생각하면서 아마를 운영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그런데 이러한 전체적인 시야를 가지면서 진행하는 아마를 가끔 보게 되는데 그럴 때 마다 나는 '팀피가즘'을 느끼게 된다.
4. 스피릿고샷 유도성질 활용하기
네크가 고샷을 쏠 때 마우스를 클릭했던 위치의 일정한 원형 안으로 상대가 들어오게 되면 고샷빨래줄은 가고 있던 일자동선을 변경해서 유도성질을 가지고 상대를 따라가서 공격하게 된다. 이 때 아마가 그것을 인지하고 그 원형범위 안에서 무빙으로 피하면서 시간을 벌게 되면 아마를 잡으러 온 킬케릭을 순간적으로 여러개의 보이지 않는 유도성고샷에 맞고 킬을 당할 수 있다. 사실 정신 없는 교전 도중에 같은편 네크의 고샷이 어느지점을 찍었고, 어디까지 유도성질을 유효하게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면서 팀피를 진행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네크의 고샷 라인을 따라 이동하던 아마에게 상대의 킬케릭이 붙었고 그 상황에서 스피릿이 일자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일제히 유도성질을 가지고 꺾는 것을 봤다면 아마입장에서는 거기서 살짝 무빙을 하면서 시간을 벌어볼만하다. 그러면 상대 킬케릭은 아마를 잡기 위해 움직이다가 자신의 화면에 보이지 않는 유도성 고샷 여러개를 맞고서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샷을 자신을 감싸는 유도탄으로 활용해서 상대 킬케릭을 잡을 수 있는 플레이이다. 물론 킬케릭으로 슴딘이 붙었는데 계속 고샷의 유도성만 바라고 아마가 무빙을 길게 하고 있다면 슴빠따에 맞고 먼져 뒤질 수도 있다. (반대로 아마를 잡을려던 슴딘이 갑자기 보이지 않는 고샷에 한대 맞았을 때, 이지역에 고샷이 많이 뿌려져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눈치빠르게 자리를 옮기는 경우들도 있다)
끝으로.. 팀피에서의 합이란
위에서 설명한 내용들처럼 팀피에서는 자신의 킬능력으로 상대를 잡는 것 보다 서로의 합에 의해서 킬을 하게 되는 경우들이 생각보다 많이 생기게 된다. 단순하게 얻어걸리는 경우도 있고 확실하게 유인해서 잡는 경우도 있고, 또 노련한 실력자 유저들은 이것은 완전히 자기것으로 가지고 노는 경우들도 보게 된다. 미니맵상의 거리와 상황적 판단, 스킬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통해 우리편의 스킬을 자신의 참여를 통해 '관계의미학' 으로 완성시키는 것이다.
디아블로2에서의 팀피는 4:4로 팀을 구성하여 진행하기에 팀을 잘 만나서 이길수도 있고 팀을 못만나서 질수도 있는 말그대로 '팀'에 의한 게임이다.
팀피를 하다보면 초보분들이 팀에 끼여 있어서 연속해서 팀이 패하는 경우도 있고 상대편이 너무 잘하는 구성원으로 짜여서 팀이 계속 패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자신의 팀이 계속 패하는 상황이 되면 몇판 해보고 바로 대타구하고 나가는 유저들도 있다.
팀구성에 의한 승패의 갈림이 불편한 유저들은 팀피보다는 1:1올라운드피케이를 하는 것이 맞겠다. 그런데 오랜시간 팀피를 해왔던 유저들과의 좋은 조합으로 계속해서 이기는 팀피도 재미있지만, 연속으로 패하면서 실력이 부족해 보이던 팀이 구성원들끼리 짧은 논의와 캐챈, 진행적 합을 통해 승을 따냈을 때의 팀피는 더욱 재미있다. 이렇게 후자로 팀이 이겼을 때 더 강한 '팀피가즈음'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물론 고인물유저들만 남아있는 팀피에서 서로 의논을 한다거나 합을 맞춰 승리의 방향으로 가져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력자 유저들이 초보들의 플레이나 스킬에 참여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서 남몰래 '관계의미학' 으로 완성시켜주는 것이야 말로 팀피실력자가 가장 마지막에 득도할 수 있는 최종의 궁극스킬이 아닐까 싶다.(한쪽 팀이 10판이상 계속해서 지는 경우라면 방전체가 리팀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팀피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본다)
미술에서의 관계의미학도 개념미술에 대해서 알고 있는 관람자가 즐기는 것이고, 팀피에서의 '관계의 미학'도 아는 유저들만이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 아는 만큼 보고 듣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레츠기릳!
( 관계의미학의 대표적인 미술작가 )
펠릭스곤잘레스토레스[Félix González-Torres]
쿠바출신의 미국개념미술가
출생
1957년 ~ 1996년 1월 10일
아래 사진은 한국에서 처음 열렸던 작가의 개인전 - 삼성플라토 미술관 전시장 풍경
전시장에 바닥에 놓여진 사탕은 관객들 누구나 가져갈 수 있으며 사탕을 매일 같은 무게로 다시 채워진다.
매일 채워지는 저 사탕의 무게는 자신의 죽은 연인의 몸무계만큼 채워지는 것이며 관람자가 사탕을 가져가는 것은 애도의 행위가 된다.
관객들이 사탕을 집어서 먹는 적극적인 관람행위를 통해서 작품은 완성되어진다.

"무제" (로스모어 || )

"무제" (플라시보)

"무제" (환영)
관곅들이 가져갈 수 있는 인쇄 종이

"무제" (완벽한 연인들)
같은 시간 같지만 어긋나 있는 시간
끝! 감사합니다.
AIDIN의 디아2(Diablo2)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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