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시뮬라크르
본 글을 학생시절 발표했던 자료에 추가적인 생각을 덧 붙여 써본 지극히 개인적인 잡설이다.
그러니 절대로 복사나 옮김은 하지마시라.
평소 이러한 개념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이라면 한번 읽고 넘기기 좋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발전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분야는 아마도 게임일 것이다.
단순하게는 현실세계에 3차원의 가상물체를 띄우는 것부터,
깊이있게는 삶의 영향력을 현실이 아닌 가상공간에 더 높게두고 살아가는 삶의 방식까지
이러한 가상증강현실과 삶의 교차가 깊어질수록 떠오르는 개념은 '노마드'와 '시뮬라크르'일 것이다.
이미 20세기 문화예술의 주요 키워드로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두 개념은 아직까지도 확장되고 있다.
제4의 시뮬라크르
[백남준 - 일렉트로닉슈퍼하이웨이]
1993년 백남준은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일렉트로닉슈퍼하이웨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융합적 노마드 케릭터를 작품으로 내놓았다.
이 작품은 노마드(유목민)의 개념이 더 이상 지형과 같은 물질 적 개념이 아닌,
네트워크 공간 내부로의 지적이고 정신적인 이동을 이야기하고 있다.

[오시이마모루 - 공각기동대]
1995년 오시이 마모르는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에서
주인공 케릭턱 인형사는 '하나의 생명체로써 망명을 요청한다',
주인공 쿠나사기소령은 '네트워크의 세계는 방대해'라는 대사를 남겼다.
육체의 물리적 영향을 벗어나서 네트워크 공간을 향유하는
정신적 주체를 가진 네크워크 생명체를 주장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작품들은 네트워크 공간의 발달과 이것이 인간의 삶을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 시킬 것인가를 미리 예견한 작품들이다.
이러한 네트워크 공간으로의 삶의 이동을 통해 앞으로 나타날,
또는 이미 진행중일 수도 있는 4세대 시뮬라크르를 알아보자.
[시뮬라크르의 확장]
1세대 시뮬라크르는 플라톤의 이데아의 미메시스로서
원본이 있는 수직적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
신의 이미지에 따라 자연의 이상적인 회복과
이상적인 제도를 목표로 하는 자연적인,
자연주의자들의 시뮬라크르이자
전근대사회의 유토피아적 시뮬라크르이다.
2세대 시뮬라크르는 니체와 질들뢰즈에 의해
반플라톤주의 성격을 띄고 있다.
시뮬라크르 그 자체로 가치가 있으며 시뮬라크르는
어떤 절대적 기준에 의해 그 가치가 평가될 수 없다고 말한다.
실재 원본모델을 모사한 사본이 아니라 애초부터
복제품을 조금씩 다르게 반복한 시뮬라크르 이다.
여기에는 수직적 유사성이 아니라 각 사물들 사이의
수평적인 동일성과 차이가 있을 뿐이다
3세대 시뮬라크르는 장보드리야르에 의해 정의가 내려진
현대인의 삶에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는 개념이다.
흉내 낼 대상이 없는 이미지이며, 이 원본 없는 이미지가
그 자체로서 현실을 대체하고, 현실은 이 이미지에 의해서
지배받게 되므로 오히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것으로 인정이 되며
원본이 없거나 원본을 순환적 구도로 앞서나가
지배해 버리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4세대 시뮬라크르?]
3세대 시뮬라크르에서 원본없는 이미지가 실재 세계에 영향을 주면서
실재를 지배, 또는 원본웞는 실재를 내놓았다면,
4세대 시뮬라크르는 네트워크 공간이 가지는 성질을 현실에서 모방한 것들,
이를 통한 상호 영향력을 통해 오히려 현실을 복원시키는
방향쪽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예측해본다.
실재 삶의 허상을 재현한 네트워크 공간 속의 허상이,
네트워크 공간이 가지는 모순 된 성질들을 이용해서 또다른 허상을
만들어내고 이러한 네트워크 공간의 성질을
실재 삶에서의 모방을 통해 재완성하는 것이다.
예)실재의 허상 - 네트워크 공간의 허상 -
네트워크 공간의 성질(현실과의괴리) - 실제의 허상을 재완성
예)실재의 모순 - 네트워크 공간의 모순 -
네트워크 공간에서의 완성 - 실제의 모순을 역행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