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저녁식사로 이해하는 디아블로의 배경
1)
로그 캠프에는 NPC인 닭이 있습니다. 이 닭은 로그 캠프 근처에만 존재하며, 캠프 밖에서는 닭을 볼 수 없습니다. 이 닭은 로그 캠프에 거주하는 여러 NPC들의 소중한 식량자원입니다.
악마들로 가득한 밖에서는 작물을 기를 수 없으며, 악마들에 의해 뺏긴 경작지는 더 이상 인간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가 장난감 삼아 갖고노는 이 닭들은 사실 거주자들의 생명줄인 것입니다.
헌데, 우리는 지루함을 이유로 로그 캠프의 닭들을 블러드 무어로, 스토니 필드로 몰지 않았습니까? 그 때마다 마을에 거주하는 NPC들은 속으로 얼마나 많은 눈물을 삼키며, 속으로 욕을 했겠습니까. 그래서 데커드 케인은 미확인 아이템을 풀어줄 때마다 속으로 저주를 걸었을 지도 모를 일이며, 아카라는 퀘스트의 보상으로 아무 쓸 데도 없는 잡링을 주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2)
액트 5에는 NPC인 토끼가 있습니다. 이 토끼는 액트 5 전역에 널리 분포해 있으나 동굴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토끼의 특징이라면, 액트 1의 닭과는 다르게 '짓눌려질 수 있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액트 2의 풍뎅이 벌레들도 그러합니다). 토끼는 캐릭터가 가까이 다가오면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짓밟힐 수 있습니다. 캐릭터가 뛰어다닐 때 보다, 걸어다닐 때 토끼를 짓누르는 것이 쉽습니다.
Blizzard North가 발족되기 이전에, 이 '토끼를 짓눌려질 수 있게' 하느냐 마느냐로 격렬한 논쟁이 오고갔습니다. 게임의 대략적인 틀이 만들어지고 작은 기능들이 추가되던 시점에 이 '짓누르는 기능'을 더하고 빼기를 수십번씩 반복했고, 게임이 완성되기 이전까지 직원들은 자신들의 의견에 따라 데이터 파일을 가지고 흰 색의 토끼를 건드릴 수 없게, 있게 수정하는 쓸 데 없는(허나 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대립이 계속되었습니다.
결국 토끼는 짓눌려질 수 있게 되었고, PETA(동물을 인도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단체)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기뻐하였습니다.
'짓밟을 수 없는' 토끼는 해로개쓰에서 볼 수 있는데, 이는...
3)
이는 해로개쓰에서 토끼를 굽고 있는 바바리안 NPC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꼬치에 꿰여 모닥불에 구워지는 토끼는 짓밟힐 수 없죠. 이 토끼를 굽는 사내를 잘 보면, 얼마나 동작이 섬세하게 묘사되어있는가를 볼 수 있습니다. 정성스럽게 부채질을 하는 이 사내의 모습에서는, 7성급 호텔 총주방장의 광채와 기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왜 그들은 토끼를 구워먹게 되었을까요? 이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데몬들에 의해 포위된 해로개쓰에서는 먹을 것이 항상 부족하였고, 액트 5에서는 토끼들이 깡총깡총 뛰어다닙니다. 아마 이들은 데몬의 고기를 먹는 것 보단 당연히 토끼 고기를 먹는 것이 나은 선택이었겠죠. 그 덕에, 해로개쓰와 그 주변에서는 토끼를 찾아보기 힘들고 조금 더 나가 블러디 풋힐의 중간지점이나 아리앗 고원으로 가야 토끼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